
경영난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 품으로 들어갈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2조5천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한 뒤 1조8천억원을 들여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여기에 산업은행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한진칼에 8천억원을 지원한다.
산업은행은 16일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에 보통주 5천억원을 교환사채(EB) 방식으로 지원, 이를 통해 한진칼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및 저가항공사(LCC) 합병 등의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번 결정은 정부의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이 받아들여진 결과로 같은 날 정부는 제25차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산경장회의)를 갖고 산업은행 지원책 등이 포함된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을 결정했다.
국토교통부 측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 관련 공식브리핑'을 통해 "항공업의 영업 환경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양 FSC(Full Service Carrier-대형 항공사)의 M&A는 우리나라 항공업이 동반 부실화되지 않도록 하는 측면에서 불가피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8000억원의 지원금을 바탕으로 약 2조5천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을 마련, 총 1조8천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신주와 영구채 등을 인수할 방침이다.
또 대한항공은 정부와 채권단의 의견을 종합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 결정됨에 따라 인수 작업이 종결되는 2021년까지 아시아나항공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한다. 2021년 1분기까지 약 1000억원을 지원 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펜데믹의 장기화와 글로벌 항공산업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항공업의 구조재편 등 보다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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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도 국내 국적의 항공사 경영이 정상화가 될 수 없다는 인식과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인구 1억명 이상의 선진국들 조차 지난 20년 동안 항공사들의 통·폐합을 통해 대부분 ‘1국가 1국적 항공사 체제’로 재편된 점 등을 고려한 조치다”고 말했다.
이번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성사되면 '글로벌 톱10' 항공사에 랭크 될 전망이다. 하지만 1년 이상 끌어온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불발과 대한항공과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칼 등에 대한 특해 논란은 불가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통합자금 및 경영성과를 매년 평가해 평가등급이 저조할 시 경영진 해임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일방적으로 (특정 주주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의결권을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강도 높은 관리 의사를 밝혔다. 국토부 측은 "직접 주주로 통합 작업에 참여하는 산업은행이 오너 및 경영진의 책임 경영 의지를 이끌어 내고, 건전하게 경영하도록 감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직접 나서 오너일가의 윤리경영을 감독하기 위해 윤리경영위원회를 설치·운영하는 한편 국토교통부는 항공업의 독과점에 대한 우려와 오너리스크로 인한 안전운항 저해, 불공정 경영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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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간에 가장 예민한 부분으로 대두되는 인력 감축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국토부 측은 “양사의 중복인력은 약 800-1000명으로 추산된다”며 “연간 자연감소 인원과 신규 사업 추진 등을 고려하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위적 구조조정 불가에 대한 한진그룹 차원의 확약을 받았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국토부 측은 “인력 감축 등에 대한 부분을 인수합병 후 통합계획인 PMI(Post-Merger Integration)에 명시해 고용불안 해소에 최우선적으로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산 기자